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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디자이너다.
엄밀히 말하자면 디자이너 출신의 오만 잡다한 일을 하는 회사원이다.
순수 그래픽 디자이너로 시작하였으나,
html에 대한 깊은 이해도 때문에 손수 html코딩을 즐겨하게 되었고 웹표준이 창궐하는 시대에 이르러 html과 css, 제이쿼리를 코딩하는 준 퍼블리셔의 역할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디자인소스를 찾는 시간보다 코딩이슈를 찾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이젠 어디 가서 뺨따구는 맞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자평한다.
사실 디자이너가 코딩을 겸하는 일은 허다하다.
웹에이젼시의 경우 단순한 페이지구성은 디자이너가 해야 마땅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자신들의 몸값을 부풀리기엔 이만큼 좋은 무기도 없기 때문이다.
깊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
다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 인데, 나같은 경우 순수 아트웍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사용성에 따른 환경구성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코딩에 많은 중점을 두었을 따름이다.
덕분에 어중이떠중이 기획자들의 발로 만든 기획서 따위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게 만들 정도로 까댈 능력이 생겼고,
개발자들도 자문을 구할정도로 코딩에 대한 조애가 깊어지게 되었는데, 이게 사실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라는것이다.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이다.
주체성을 잃어가는 디자이너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하기 힘들게 되고 현재 하는일에 대한 애심을 갖기 힘들게 된다.
걸출한 아웃풋에 대한 자부심은 생길지언정 그에 대한 시선은 자식을 보는 눈이 아니라 다분한 작업물을 보는 눈이게 된다.
요즘들어 이런 디자이너 많을거다.
회사의 신규 프로젝트때문에 메인 디자이너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서브 기획자로도 포지셔닝 되었고, 메인 코더로도 포지셔닝 되었다.
흔히 있던 일이다.
한곳에 특화되지 않은 다방면에 걸출한 인재가 겪는 흔한 일이다.
다만 이런일이 반복될수록 어중이떠중이가 될 확률이 크다.
1등이 되지 못한다는 말씀.
그 프로젝트에서의 역할은 크지만 1등공신은 되질 못한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이다.
그만큼 코웍이 중요한 이슈였고 퍼포먼스를 따져야 할 문제가 많았다.
일반적인 에이젼시에선,
기획서가 있는 상태에서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입히고 해당 시안을 코딩을 하고,
그 html과 css 를 개발자가 백단과 동적 스크립트를 삽입하여 개발을 진행하고,
그리고 완료된 개발물을 디자이너가 다시 완성하는데 이거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뚜렷한 경계를 긋기 힘들기 때문인데 각종 엘리먼트들을 디자이너와 개발자중에 누가 할것이냐,
동적 스크립트를 누가 작성하느냐, 개발자가 작업하기 얼마나 편하게끔 코딩파일을 넘겨주느냐등등.
헌데 디자이너가 퍼블리셔 수준의 코딩능력이 있다면 위 열거사항은 모두 디자이너의 몫이 된다.
물론 가시적 퀄리티 좋아진다.
빠른 코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퍼포먼스 또한 좋아진다.
개발자는 개발을 입히기만 하면 끝나게 된다.
헌데 저런 디자이너는 백명에 한명.
천명에 한명 수준.
그런 디자이너가 디자인까지 잘 하게 될까? 그게 문제인것.
디자인과의 갭은 점점 커지게 되고, 디자이너에 대한 정체성은 점점 흐려지게 된다.
수년간 coda라는 ide를 사용중이다.
윈도우의 울트라에딧이나 에디트플러스와 같은 ide이다.
디자이너가 쓰기에 정말 안성맞춤이다.
코드힌트가 제공되고 블럭에딧과 소규모 ftp가 제공된다.
coda2가 나오면서 코드폴딩까지 지원되고 별다른 ftp가 필요 없을만큼 ftp도 강화 되었다.
헌데 이번 프로젝트에서 무지막지한 코웍을 필요로 했다.
coda로는 부족했다.
개발자는 svn에서 서로 commit하며 작업하길 원했다.
coda로는 위에 잠깐 언급했던 일반적인 에이젼시의 프로세스에선 어매무시한 퍼포먼스를 내는 녀석이긴 한데,
이거 코웍엔 조금 부족한면이 있다.
물론 coda도 svn 세팅하여 코웍을 진행할 수 있다.
불가능한게 아니다.
헌데 이거.. 화면개발에 쓰는게 문제가 되는것이다.
실시간으로 서버에 붙어 작업결과를 저장하고 웹브라우져로 확인하게 되는 이런 프로세스에선
coda가 쨔응일 순 있으나 동시에 개발자도 붙어서 작업하는 환경이 필요하다면,
아무리 coda라도 쳐내기 힘들 수 있다는것.
결국 eclipse 를 설치했다.
tomcat 도 설치했다.
메인 작업컴퓨터에선 localhost로 페이지를 띄워놨고, 그 옆 서브컴퓨터에선 ip로 붙어 보고 있다.
지금도 개발자가 작업하고 있는 각종 jsp파일들은 커밋되어 올라오고 있다.
미래를 생각해보자면 좋다.
eclipse로 서버 띄워 코딩하고 개발자와 실시간으로 코웍하는..
근데 난 디자이너잖아? 퍼블리셔가 아니라구.
수년간 써오던 ide를 버리는 이 심정... 참으로 답답하다.
내가 이짓을 계속 해야하는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으로 답답하다.
위로가 되는건 그저 날 바라보는 동료들에 대한 신뢰의 눈빛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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